자동차

쏘나타 신차 가격표 알아보기

가솔린과디젤 2023. 1. 29. 23:25

 

현대가 쏘나타에 파격적인 시도를 한 건 처음이 아닙니다. 뉴 EF 쏘나타도 참신했고 쿠페형으로 나왔던 YF도 성공적이었죠. DN8에서도 그들을 재현하려 한 듯합니다. 폭스바겐 아테온처럼 늘씬한 실루엣과 매끈한 앞모습, 그라데이션 데이라이트 등 점잖았던 쏘나타 이미지와 상충하는 요소로 가득하죠.

사실 디자인에 관한 초기 반응은 양분되고 있습니다. 혹자들은 ‘메기’라며 비꼬기도 합니다. 그런데 YF 때도 그랬어요. 출시 초창기 때 인터넷에서 ‘삼엽충’이라며 그 디자인을 혐오하는 이들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판매 면에서는 대성공이었습니다. 결국 실제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들은 인터넷 상의 여론을 너무 신경 쓸 필요 없다는 것.

앞뒤 디자인은 취향에 따라 싫을 수도 있다지만 옆모습만큼은 ‘극호’입니다. 정말 멋지죠. 대중적인 세단 옆쪽이 이렇게 잘 빠졌다니. 루프 라인을 트렁크까지 끌어당긴 패스트백 스타일의 세단을 신차 기준 2,000만원 대에 즐길 수 있다는 건 축복이 아닐까 합니다. 디테일도 좋습니다. 트렁크 끝을 말아 올린 터치도 흥미롭죠. 사이드 스커트를 검게 칠해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것도 단가보다 디자인을 우선 고려했다는 증거.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를 더욱 과감하게 다듬은 1.6T(센슈어스)도 매력적입니다.

덩치가 커진 것도 대부분의 소비자에게는 호감으로 작용할 터. 요컨대 LF보다 45mm 길어졌습니다(4,900mm). 그랜저 IG(4,930mm) 길이와 큰 차이 없을 정도지요. 너비는 원래 그랜저와 비슷했고요. 그러면서도 천장이 40mm 납작해져 퍽 날렵합니다. 육안 상 차체가 더욱 길쭉하고 널찍해 보이는 효과까지 내죠. 마주했을 때는 수치보다 큰 차를 보는 것 같은 느낌까지 선사합니다.

외관처럼 실내도 젊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완전한 전자화(SBW)를 이룬 버튼식 기어. 이렇게 하면 센터 터널 쪽 디자인 자유도가 높아지고 공간 활용하기도 유리하지요. 센터 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운 것도 눈에 띕니다. 와이드형으로서 10.25인치나 돼요. 물론 이는 옵션을 추가해야 하고, 그게 아닐 경우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또는 자그마한 액정의 기본 오디오를 달고 나옵니다.

이 밖에도 바뀐 것들이 많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 ECM 룸미러 디자인 변경, 12.3인치 LCD 계기판(인스퍼레이션만 가능), 콘솔 스위치, 운전대 레버까지. LF 세대까지와 공통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운전대나 도어 손잡이에 반광 크롬을 두르고 피아노 블랙으로써 디테일을 살린 것도 눈길 끕니다. 급을 높이면 크래시 패드에 인조가죽을 감싸고 천장에 멜란지 니트로 바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얘기한 것들 중 다수는 ‘풀옵션’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게 함정.

아쉬운 점은 실내 곳곳에 쓰인 피아노 블랙 소재입니다. 지문이나 먼지 때문에 관리하기 나쁘니까요. 손이 많이 닿는 모니터, 변속기 버튼 주변, 공조장치 버튼 주변 모두 유광 소재라 깔끔히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실내에서 창틀 프레임 도색이 그대로 보이는 점과 버튼류 재질도 아쉽습니다. 위에서 그랜저가 버티고 있다지만 경쟁차들을 생각하면 감성품질을 더 올려도 좋겠습니다.

파워트레인은 총 네 가지. 주력은 포트분사 방식의 2.0L 가솔린입니다. 연비나 출력은 직분사가 유리, 소음이나 엔진 내구성 면에서는 포트분사식이 유리하다는 게 중론이니 쏘나타 입장에서는 되려 호재라고 생각합니다. 변속기는 6단 자동입니다. 트렌드에 비해서는 기어 단수가 좀 적지만 구형보다 확 좋아진 연비로써 부정론을 불식시킵니다. 가솔린 2.0 연비가 L당 13km이니 말 다 했죠.

하지만 성능 면에서는 혹평을 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160마력짜리 가솔린도 예외는 아니고, 146마력짜리 LPi는 심장병 소리 듣는 형편입니다. 사실 쏘나타 뉴 라이즈도 163마력이니 이전하고 출력 차이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쏘나타가 완전한 풀 체인지 모델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능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거 같아요. 그 기대에 비해 오히려 최고출력이 3마력 줄었고, 변속기는 여전히 6단을 쓰니 실망스럽나 봅니다.

실제 몰아보면 확실히 답답하긴 합니다. 사견을 조금 보태자면 이번 쏘나타는 ‘출력’이 문제가 아니라 ‘세팅’이 문제라고 봅니다. 수치보다 더욱 답답한 느낌이라서죠. 가속 페달의 초기 입력에 대한 스로틀 반응이 아주 둔하고 변속 로직도 철저히 연비 중시형입니다. 전작을 예로 들어 보죠. 쏘나타 뉴 라이즈는 페이스리프트 이전보다 최고출력(163마력)이 5마력 내려간 대신 변속기 로직을 가속형으로 바꿔 결코 답답하지 않았거든요.

한데 이번 DN8 쏘나타는 다시금 초기 LF 세팅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가령 실용영역에서 가속할 때 기어를 필요 이상으로 빨리 다음 단으로 넘겨 버립니다. 엔진이 채 힘을 내기도 전에 회전을 낮춰 버리니까 운전자는 파워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 그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갑자기 회전이 치솟고, 그래서 소음이 상대적으로 심하게 느껴집니다. 이 때문인지 NVH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지요. 엔진 음색이 나빠서 더욱 거슬립니다. 고속으로 달릴 때는 측면 윈도 쪽의 풍절음이 큰 편입니다.

출력이 걱정된다면 1.6 터보(센슈어스)를 살펴보세요. 배기량 탓에 반감이 생길 수 있지만 1.6T는 나름대로 매운 맛을 냅니다. 제원 상 최고출력은 180마력, 최대토크는 27.0kg·m로 2.0보다 더 많은 힘을 냅니다. 여기에 토크컨버터식 8단 자동변속기를 물려 동력을 효율적으로 나눠씁니다. 덕분에 연비도 2.0에 비해 근소하게나마 잘 나오죠. 게다가 연간 자동차세도 더 저렴하니 경제적이기까지 합니다.

참고로 연식 변경 모델인 2020년형(2020년 4월 출시)부터는 변속 패턴을 새롭게 다듬었다고 합니다. 가속력 논란이 끊기지 않아서지요. 보태어 2.0은 1.6T와 마찬가지로 전면과 측면 윈도에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했습니다. 따라서 소음이 줄어들었다고 하니 참고하는 게 좋겠습니다.

승차감 위주의 세팅입니다. 하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잘 걸러냅니다. 덕분에 시내에서 아주 편안합니다. 고속 안정성도 무난합니다. 구형은 크고 단단한 덩어리를 타는 느낌이었는데요. 신형은 납작하게 편 철판을 타는 느낌입니다. 구형도 나쁘지 않았지만 신형은 좀 더 안정적이고 쫙 펼쳐져 내달리는 기분이에요. 하지만 다리 이음새 같은 요철을 빠르게 지나면 뒤쪽 서스펜션이 가끔 허둥지둥댈 때가 있습니다. 무게가 비교적 가볍기 때문에 진지하게 움직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 듯.

굽잇길에서 의외로 잘 달립니다. 하체가 부드러워 기대를 별로 안 했는데 생각보다 날렵하게 움직입니다. 코너링 특성은 역시나 매우 안정적입니다. LF 쏘나타가 그랬듯이 운전자를 배신하는 일이 없지요. 뒤쪽이 날라가려 한다거나 극심한 언더스티어를 보이지도 않습니다. 운전하는 내내 밸런스가 매우 잘 잡혔다는 생각이 듭니다.

운전대 감각도 훌륭합니다. LF 때보다 확실히 진보한 부분이에요. 전기 모터 특유의 거친 감각을 이제는 거의 완전히 숨기고 있습니다. 아울러 노면 정보에 대한 피드백도 선명합니다. 이 덕에 와인딩 로드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운전할 때 부담이 없습니다. 2.0은 여전히 컬럼식 전자식 스티어링(C-MDPS)을 썼지만 여러 면에서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한편 신형 쏘나타는 타이어에 따라 승차감이나 운동성이 적잖이 달라집니다. 필자는 16인치와 18인치 휠 달린 모델을 시승했는데요. 16인치는 옆면이 두툼한 타이어 덕분에 승차감이 좋았습니다. 이에 반해 18인치 휠은 조금 단단한 느낌입니다. 가속도 16인치보다 둔하게 느껴지고요. 대신 굽잇길에서는 18인치 휠이 더 직관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중간 격인 17인치 휠을 권하고 싶습니다.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을 딱 적절히 버무렸을 것이라고 봅니다.

 

 

소나타 가격표.pdf
0.48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