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반떼 신형 가격표 알아보기
7세대로 거듭난 올 뉴 아반떼는 모든 게 바뀌었습니다. 구형의 생명력이 끝나서 밀려 나온 게 아닙니다. 뼈대를 이루는 플랫폼부터 갈아 엎었지요. 신형은 좋은 디자인과 미래적인 장비를 만재해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습니다.
핵심은 차세대 플랫폼입니다. 이로써 무게중심 내리고 하체 세팅을 손봐 운동성을 끌어올렸습니다. 사이즈도 키웠습니다. EF 쏘나타에 버금가는 풍채로써 패밀리카로도 충분합니다.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은 좋은 효율이 장점입니다. 실제 연비는 웬만한 하이브리드를 웃돌더라고요. 최신 안전장비를 아낌없이 채워 넣은 것도 메리트. 스펙 면에서 깎아 내릴만한 게 없습니다.
약점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테리어의 감성품질은 전보다 나빠졌습니다. 헤드라이너나 실내 전반에 쓰인 플라스틱 소재가 구형보다 저렴한 질감입니다. 원가절감의 흔적을 곳곳에서 쉽게 찾을 수 있지요. 승차감도 살짝 아쉽습니다. 경험 상 구형(AD)이 더 부드럽고 쾌적했던 기억입니다.
그래도 신형 아반떼는 분명 추천할 만한 차입니다. 디자인, 운동성, 경제성 면에서 이만큼 합리적인 선택지는 없습니다. 이 정도 패키징 갖춘 차를 이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건 대단한 일이죠. 중고로 살 땐 살짝 비싼 감이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팔 때 제값 받을 수 있는 차라는 얘기가 되기도 합니다. ‘현대차가 제일 잘 만드는 모델이 아반떼’라는 이야기. 터무니 없는 헛소문은 아닌가 봅니다.
파격적입니다. 선과 면으로 빚은 차체가 인상적이지요. 특히 옆구리의 캐릭터라인은 지금껏 양산차에서 보기 어려웠던 디자인입니다. 납작하게 눌린 듯한 전면과 쿠페처럼 날렵한 루프 라인도 눈길 끕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밑단에는 다크 크롬을 입히는 등 디테일에도 제법 신경 썼습니다. 지나치게 개성을 강조한 탓에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지만 ‘신선함’ 내지 ‘새로움’ 측면에서는 만점을 줄만한 디자인입니다.
다만 마진이 적은 소형차 특성 상 등급 간 외형 차이가 존재합니다. 제조사 입장에서 더 많이 남는 높은 등급으로 유도하기 위해서지요. 신형 아반떼는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그리고 휠로써 등급 간 차별을 두었습니다. 가령 기본형(스마트)은 15인치 스틸 휠을 달고 나옵니다. 커버 달린 ‘깡통 휠’이라 저가차 느낌을 많이 냅니다. 테일램프는 벌브 타입입니다. 헤드램프는 노란 할로젠 광원을 쓰죠. 디자인에 민감한 분이라면 꽤 신경 쓰일만한 요소들입니다.
다행히 기본형일지라도 외관 옵션이 마련돼 있습니다. 45만 원짜리 익스테리어 디자인Ⅰ 선택 시 15인치 알로이 휠로 갈아 신고 LED 테일램프와 LED 보조제동등을 장비하지요. 이 정도만 해도 ‘깡통’ 느낌을 지울 수 있을 것입니다.
중간급인 모던은 15인치 알로이 휠이 기본으로 달립니다. 대신 LED 테일램프가 여전히 선택 옵션으로 묶여 있습니다(익스테리어 디자인Ⅱ, 70만 원). 이때에는 헤드램프도 LED로 바뀝니다. 프로젝션 타입의 LED 헤드램프로서 디테일이 화려합니다. 17인치 알로이 휠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50만 원). 이러면 최고등급과의 외관 차이가 확 줄어듭니다.
인스퍼레이션은 지금까지 언급한 것들을 모두 달고 나옵니다. LED 헤드램프와 LED 테일램프, LED보조제동등을 장비하고 창틀 아래에는 얇게 크롬 장식도 더해집니다. 휠은 어두운 색상의 16인치 알로이 휠이 기본. 30만 원 추가 시 17인치 휠로 바꿀 수도 있습니다.
운전자 중심의 레이아웃입니다. 모니터를 비롯한 센터페시아가 운전석 쪽을 향하고 있죠. 운전석과 조수석을 따로 분리시켜 놓은 듯한 디자인도 인상적입니다. 대중성 강한 콤팩트카치고는 꽤 스포티한 모습. 풀 체인지 모델로서 새로운 것들도 가득 채웠습니다. 맵 램프, 멀티 펑션 스위치는 물론이고 운전대와 기어노브, 시트 디자인까지 전부 바뀌었죠. 가장 인상적인 건 파노라마 디스플레이입니다. 10.25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10.25인치 디지털 클러스터로써 최신차 느낌을 강하게 냅니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돈을 내야 하죠.
다만 소재 면에서는 오히려 퇴보했습니다. 헤드라이너 소재나 실내 전반에 쓰인 플라스틱 소재가 AD 대비 저렴한 느낌입니다. 특히 윈도 스위치 쪽 품질감은 경차 급에 가깝습니다. 2열 문턱의 키킹 플레이트가 빠진 점, 도어 트림 상부의 우레탄 재질이 딱딱한 플라스틱으로 바뀐 점, 뒷좌석 바닥 매트가 좌우 일체형으로 바뀐 점 등 원가 절감의 흔적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지요. 결국 겉보기에는 화려해졌지만 감성 품질은 도리어 나빠진 겁니다.
실내에서도 등급 간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선 앞서 언급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는 모던 등급에서 165만 원짜리 옵션으로 마련되어 있습니다(인포테인먼트 내비Ⅱ+통합 디스플레이). 125만 원짜리 인포테인먼트 내비Ⅱ만 선택할 경우에는 아날로그 타입의 계기판이 들어가죠. 이 때 10.25인치 모니터에는 테두리 층이 생깁니다.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에 일체형 글라스가 빠지기 때문이지요. 무드램프 역시 통합 디스플레이(40만 원) 옵션에 묶여 있습니다. 아울러 스마트 센스Ⅰ(100만 원) 옵션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손으로 당기는 핸드파킹 브레이크가 적용됩니다. 이때에는 컵홀더 쪽 디자인도 달라집니다.
인테리어 컬러는 두 가지. 블랙 원톤과 모던 그레이 컬러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직물 시트는 블랙 인테리어만 가능). 참고로 모던 그레이를 선택하면 센터 콘솔과 도어 트림에도 포인트 컬러가 들어갑니다. 보태어 천연가죽 사양의 모던 그레이 인테리어는 도어 트림과 헤드레스트 뒤편을 직물로 마감해 차별화합니다.
파워트레인은 가솔린과 LPi 두 가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향후 터보와 하이브리드도 대기 중입니다. 판매의 대부분은 ‘스마트스트림’으로 일컬어지는 가솔린 모델입니다. L당 15.4km 가는 좋은 효율을 자랑하죠. 대신 제원 상 출력은 오히려 퇴보했습니다. 최고출력은 123마력, 최대토크는 15.7kgf·m에 불과합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아반떼 HD와 비슷한 수준. 여기에 IVT로 불리는 무단변속기를 달아 달리기에 대한 기대감을 꺾었습니다. ‘달릴 거면 앞으로 나올 N 라인 사라’는 걸 수치로서 암시하는 듯합니다.
실제 달리기 성능은 무난합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이르는 데 걸리는 시간은 9초 중반. 현대가 만든 콤팩트카답게 출발이 산뜻하고 속도 높이는 과정이 답답하지 않습니다. 초고속 영역에서는 123마력의 한계가 느껴집니다만 선대 아반떼(AD)와 차이가 크게 벌어질 정도는 아닙니다. 일반적인 고속주행 환경이라면 출력 면에서 크게 흠 잡을 건 없을 듯합니다.
변속기의 만듦새도 인상적입니다. 무단변속기 특유의 맹한 느낌을 지우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입니다. 평소에는 무단변속기처럼 굴지만 달리기 시작하면 전통적인 토크컨버터식 자동변속기처럼 엔진 회전을 오르내리며 가속하죠. 물론 이런 디테일을 살린 모델들은 많습니다. 다만 아반떼의 IVT는 필자가 경험해본 녀석들 가운데 가장 자연스러운 느낌을 냅니다. 가속페달의 가감에 따른 변속기 반응도 아주 빠르고요. 차에 크게 관심 갖는 분이 아니라면 일반적인 A/T라고 해도 믿을 겁니다.
한편 NVH 영역에서는 아쉬움이 살짝 남습니다. 아이들링 상태에서의 엔진 소음과 진동은 꽤 잘 잡아냈습니다. 다만 운전하기 시작하면 하체 쪽에서 소음이 다리를 타고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저배기량 엔진의 부밍음도 감추지 못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필러 쪽에서 바람 소리도 타고 들어오죠. 절대적으로 조용한 차는 아니라는 이야기. 급의 한계가 드러나는 영역입니다.
올 뉴 아반떼는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됐습니다. 무게중심을 낮추고 하체 세팅을 최적화한 차세대 플랫폼입니다. 첫인상부터 남다릅니다. 운전석에 오르면 시트 포지션이 낮아진 점이 인상적입니다. 굽잇길에서의 운동 성능도 월등히 좋아졌습니다. 엔카매거진 정상현 편집장은 “네 바퀴의 그립을 고루 쓴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특히 굽이진 코너를 돌아나갈 때에도 몸동작이 과하게 부풀지 않습니다. 뒷바퀴가 끈덕지게 노면을 붙들고 있는 덕에 불안할 일도 없죠. 속도만 잘 다스린다면 누구나 재미있게 몰 수 있는 게 신형의 장점. 엔진은 허약 체질일지라도 코너에서 만큼은 좋은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고속 안정성 역시 좋습니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낮게 깔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제한속도를 넘어 초고속 영역에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이어갑니다. 요철을 밟아도 허둥대는 일 없고요. 전동식 스티어링 휠의 완성도는 수준급에 이르렀습니다. 비교적 저렴한 칼럼 타입 전동식 스티어링 휠(C-MDPS)를 채택했지만 흐릿했던 과거의 MDPS에 비하면 훨씬 자연스러운 감각입니다.
굳이 흠을 꼽자면 승차감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물렁하거나 혹은 단단한 쪽은 아닙니다. 콤팩트 세단이라면 으레 기대할 만한 승차감입니다. 다만 작은 요철에 이따금 날카롭게 반응할 때가 있습니다. 저속에서의 승차감은 선대 아반떼(AD)보다 오히려 나빠진 듯하고요. 흔들거리고 덜컹거릴 때도 종종 있습니다. 차체가 커졌고 플랫폼도 새롭게 바꿨지만 승차감은 체감될 만한 변화가 없다는 점이 유일하게 아쉬운 점입니다.